태국 치앙라이 정착 2018

[치앙라이] 야들아, 집에 가야지

정안군 2018. 6. 27. 11:44

 

 

 

 

 

요즘 대단한 동굴이라는 의미를 지닌 탐 루앙(Tham Luang)에 태국 온 국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토요일, 이 동굴에서 동네 소년 축구단 12명과 코치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부터인데요.

그 무렵 한국의 미디어도 이 소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소식은 태국 치앙라이주 미다이지역에서 소년들이 실종되었다고 전했는데, 치앙라이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이라서 관심이 더 갔어요.

그런데 미다이라는 지역이 어딜까나?

나중에 태국 현지에서 전하는 소식에 의하니 미다이가 아니라 치앙라이주 ‘매싸이’에 있는 쿤남낭넌 국립공원 안의 탐루앙이라는 동굴이었습니다.

매싸이를 미다이로 잘못 번역한 듯.

 

아무튼 실종 신고를 접한 지역 경찰이 수색을 해 보았지만, 자기들로서는 불가항력이라 해군 구조대에 지원 요청을 하였고 이 구조대가 구조를 위한 수색에 나섰답니다.

지금까지 동굴 안에서 아이들의 여러 흔적이 발견되긴 했지만 구조 소식은 들려 오질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 주부터 매일 폭우가 쏟아져 구조 활동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는군요.

아닌게 아니라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데 심심하면 쏟아지는 빗줄기가 야속하기만 합니다.

 

축구를 끝내고 왜 동굴에 갔는지도 의문이고 동굴 속에서 왜 그리 깊은 곳까지 간 것도 의문이라지만 지금은 일단 찾는 게 우선이겠죠.

 

내가 어렸을 때 어른들이 그렇게 가지 말라고 했던 백마강에 물놀이한 적이 있으니 그 사정을 조금은 짐작이 가긴 합니다.

백마강은 부여 부근을 지나는 금강을 그렇게 말했는데, 강바닥이 고르지 못해 5월 경에 시작해서 거의 8월말까지 우리 또래의 아이들이 물놀이하다 수 없이 빠져 죽었거든요.

그래서 어른들은 가지 말라고 했던 것인데, 호기심 천국인 아이들이 어른들의 말을 들을 일이 없었죠.

 

아무튼 실종된지 일주일이 다 되어 가는데, 갈수록 아이들의 안위가 걱정이 됩니다.

구조팀 관계자들에 의하면 물은 충분히 섭취할 수 있어서 아직은 최악은 상황이 아니고 긍정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하긴 하는데.

물론 상황은 다르지만 세월호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우리들에게 지금 아이들의 상황은 참으로 안따깝습니다.

두 손 모아 아이들이 무사히 구조되기를 그리고 구조대가 아무 사고가 없기를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

 

아이들아 얼른 엄마가 기다리는 집으로 가야지.

 

그런데 야속하게 지금도 흐리고 가끔 비가 내립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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