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레 호수에 언제 와 봤나 기록을 찾아 보니 2004년 그리고 그 다음 해인 2005년.
사라네 집을 갔다가 돌아 갈 때 라시오에서 양곤 가는 도중 헤호 공항을 찍은 것이 2013년.
그리고 벌써 2019년이 저물어 가는 중이니 세월 참...
오랜만에 다시 인레를 찾아 갑니다.
인레 호수 길목인 헤호 가는 비행기표를 사려고 지난 달 13일에 타칠렉을 방문하고는 인레 가는 그 시간이 언제 오나 했는데 오늘이 바로 그 날이네요.
설레는 마음에 일찍 잠에서 깨어 창문을 여니 여명이 밝아 오고 있었어요.
참 아름답구나.
인레도 여전히 아름답겠지?
미얀마에 넘어 가려고 매싸이 국경에 서면 벌써 공기의 질이 달라집니다.
으!
코를 싸하게 만드는 매연.
이 냄새만 맡으면 미얀마 트라우마가 도지는 느낌.
그래도 오랜만에 인레를 만난다는 기분에 대충 넘어 갑니다.
한번 예행 연습을 한 바 있어 타칠렉 입구 로타리에서 타칠렉 공항까지 바가지도 안 쓰고 어렵지 않게 갑니다.
오토바이 썽태우.
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조합입니다.
오토바이라서 우리 일행을 끌고 가기가 퍽 힘드네요.
그래고 가긴 갑니다.
여전히 허름한 사람들 그리고 더 허름한 공항 건물.
건물 안으로는 아무나 못 들어가게 여전히 단단히 지키고 있습니다.
열심히들 지켜라.
수속을 하러 KZB 항공사 카운터로 갑니다.
전에 왔을 때 예뻤던 KZB 항공사 여직원은 오늘 다시 보니 다른 사람처럼 보이네요.
그 때는 뷰티풀한 편이었는데 오늘은 so so.
안 예쁜 사람 예쁘다고 했다고 아내에게 한 소리 듣습니다.
어쩌라구.
그런데 사람이 예뻐 보이는 것도 그 날 컨디션에 따라 달라지나요?
역시 여자란...
명단 작성도 수기로, 나중에 확인은 칼라펜으로.
변한 듯 변하지 않은 미얀마.
예정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프로펠라 비행기를 타고 헤호로 향합니다.
빵도 주고 물도 주고 사탕도 주는 관습은 여전하네요.
산지를 넘어 헤호 지역의 특이한 지형이 나타나면 바로 착륙입니다.
대충 1시간 걸렸습니다.
여전히 수동식으로 전개되는 짐 찾기.
변한 게 없네요.
공항 안내 창구에서 우리가 가려는 호텔까지 대략 가격이 어떻게 되냐고 물으니 45,000짯이라네요.
고정 가격이랍니다.
나와서 택시 기사에게 물으니 40,000짯.
5,000짯 벌었네요.
씨도 안 먹힐 소리지만 35,000짯 어떠냐 하고 물어 봅니다.
당연히 씨가 안 먹히죠.
그럼 그렇게 하기로 하고 중간에 밥 먹고 가게 식당에 들려 가자고 하니 좋다네요.
변한 게 없는 공항 도로를 따라 주 도로에 나와 바로 식당에 갑니다.
빈말로 기사에게 같이 먹자고 하니 먹었다네요.
샨 국수 집에 가자고 했는데 이것 저것 많이 파는 식당입니다.
식당 같은 시설은 촌티는 나지만 많이 좋아졌네요.
깜짝 놀랄 일은 식당안에서 와이파이가 됩니다.
옛날의 미얀마가 아니네요.
나온 음식의 맛은 그럭 저럭.
썩 맛있지는 않았지만 먹을 수 없을 정도는 아닌.
가격은 옛날의 미얀마 가격이 아니네요.
태국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그래도 다른 점은 종업원들이 퍽 다정스레 대접을 해줍니다.
식사를 끝내고 다시 호텔로 향합니다.
길이 사차선으로 바뀌었고 주변의 집들도 많이 좋아졌네요.
세월이 많이 지나간 게 틀림없네요.
언젠가 양곤 가는 버스를 기다리던 쉔양 정션은 옛날처럼 허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인레 호수로 연결되는 낭쉐 가는 도로는 옛날 그 모습입니다.
그래, 이게 미얀마지.
괜히 정답습니다.
아스팔트 길 같기도 하고 아닌 듯 싶기도 한.
낭쉐입구에서 입장료를 받네요.
일 인당 15,000짯.
그리고 낭쉐로 들어 서는데.
이런, 신호등이 생겼어요.
비포장에 허름한 건물 투성이던 모습은 이제 없네요.
그렇다고 세련된 도시 모습은 아닙니다.
우리가 머물 호텔은 낭쉐에서도 제법 먼 곳에있습니다.
그래도 포장은 다 되었네요.
자전거로 다니면 좋을 길을 한참 달려 호텔에 도착을 합니다.
머물 호텔 이름은 노보텔 인레 레이크 미얏민이랍니다.
노보텔 계열입니다.
우리가 왔던 그 시절에는 최고 호텔이 GIC 뿐이었는데 지금은 여러 개가 생겼군요.
방갈로 형식이 대부분인 호텔은 호수와 맛닿아 있습니다.
우기 때만 보아서인지 호수 물이 굉장히 적어 보이네요.
방은 호수가 바로 내다 보이는 전망이 좋은 곳.
이제까지 묵었던 호텔 가운데 최고로 넓은 방입니다.
모처럼 호강하네요.
누구라고 여기에 밝힐 수는 없지만 원님 덕에 나발 붑니다.
원님 감사해요.
얼마 뒤 호수 넘어 해가 넘어 갑니다.
카페에 앉아서 해넘이를 구경하는데 호수 투어에 나섰던 사람들이 하나 둘 돌아옵니다.
우리도 내일은 투어를 할 예정입니다.
이제까지 두 번을 한 것이만 시절도 바뀌고 바뀌었으니 처음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지요.
오늘 인레에 와 보니 치앙라이를 좀 긴 시간 방문할 사람에게는 추천할만 하네요.
물론 돈이 좀 필요하지요.
길고도 짧았던 하루가 저뭅니다.
저녁은 공정 여행을 위해 호텔 앞 허름한 식당에서 먹습니다.
나오는 음식도 늦고 맛도 별로였지만 그래도 우리가 지출한 돈이 바로 지역 사람들의 주머니로 들어 가니 나쁘지 않습니다.
가격 차도 엄청 나더군요.
볶음밥이 호텔은 15,000짯인데 호텔 앞 식당은 4,000짯.
아무리 분위기가 다르다 해도 너무 하지요?
좁은 2차선 도로를 사이로 사는 세상이 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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