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나라에서 오래 살다보니 해넘이가 좀 시큰둥했다.
우리나라에서 새해가 시작된 시간이 내가 있던 태국은 밤 10시이고 아들이 있던 캐나다는 그나마 전날.
이렇게 나라마다 지역마다 새해의 시작이 다 다른데 어인 호들갑인가 이런 기분도 있었고 우주의 시간으로 보면 아무 의미가 없는데 하는.
그러니 작년 새해 출발을 어디서 했나 기억을 더듬어 봐도 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한국에 있었으니 어디선가 사람이 만들어 놓은 시간의 벽을 넘긴 했을 텐데.
교회에서는 한해 마지막날 송구영신이라 하여 옛 것을 보내고 새 것을 맞는 의미의 기념 예배를 드린다.
작년에 출발을 어디서 했는지 기억에 없으니 당연히 송구영신 예배를 어디서 드렸던가 이것도 기억에 없다.
이러니 올해라고 다르랴 싶어 갈까 말까 그냥 시큰둥한 상태로 있었는데 아내가 날 꼭 가야된다는 의무감이 들게 만든다.
그려 갑시다.
그러면서 예배 시간 11시를 기다리느냐 TV 프로그램을 보고 있자니 EBS에서 명의 ‘요셉의원’이 방영이 되었다.
영등포 쪽방촌에 있다는 요셉의원.
보고 있으니 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했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렇다.
세상에는 참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그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문득 나도 삶에 대한 어떤 의미를 찾게 되었다.
그래 나도 저분들처럼 예수님을 믿는 사람답게 사랑을 실천하며 살자.
그런 의미로 올해 내 마음대로 정하는 표어를 일일일선으로 하였다.
하루에 한 가지 이상 착한 일을 하며 살기.
나이를 먹는다고 저절로 지혜로운 사람이 되거나 착해지는 건 아니다.
노력하지 않으면 틀딱이 되어 버린다.
요즘 많이 듣는 60대 이상을 지칭하는 그 틀딱.
나라도 그런 사람이 되지 말자.
이게 올해를 시작하면서 실천하고자 하는 내 삶의 작은 목표이다.
올해 아침 밥상을 전처럼 내가 차렸다.
그 종류는 어제와 다를바 없지만 먹는 사람은 뭔가 새로워지고 싶다.
그렇게 또 한 해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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