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이 날이 올까 싶었는데 오기는 오네요.
아주 먼 앞날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메로나 때문에 공항버스는 없어진 지 오랜지라 다른 방법을 써야 했어요.
KTX를 이용하든가 아님 서울 센트럴시티에서 지하철과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방법.
이번에는 두 번째 방법입니다.
둘 다 짐이 많으면 쉽지 않은지라 간단하게 짐을 준비하고 저녁 늦게 출발합니다.
늦은 시간이라 지하철이나 공항철도가 한산하리라 생각했는데 그건 니 생각이라는 것처럼 일부 구간은 여전히 사람이 많았어요.
그래도 오래 서 가지는 않았어요.
센트럴시티에서 9호선 지하철을 타러 가는 게 참 멉디다.
그래서 도착한 인천공항.
듣긴 했어도 이곳이 내가 알던 공항인지 순간 착각하게 만듭니다.
사람이 없어 갈 방향도 잘 모르게 되어 잠시 헤매기도 하고.
아무튼 내가 타는 비행기를 수속하는 J구역에 도착을 했는데 어라.
3시간도 전에 도착을 했는데 사람이 제법 많았어요.
줄을 서서 수속을 끝내는데 1시간 30분이나 걸렸습니다.
이제 쉽지 않은 일이 되었어요.
이제 이렇게 오래 대기하는 건 힘듭니다.
이걸 피하는 법을 궁리해 봅니다.
첫째, 비즈니스 이상을 준비할 것.
둘째, 이게 안 되면 웹 체크 인을 할 것.
이건만 해도 대기 시간이 완전 짧아져요.
일반 줄은 나 같은 노인네 부류와 외국인들입니다.
셋째, 둘 다 준비가 안 되었으면 대선날 무당 서방이 어공 5년짜리 밤보다야 쉽겠지 생각하고 편하게 마음을 먹을 것.
내가 이 경우였습니다.
긴 이동에 힘든 밤이었지만 그날 밤보다는 역시.
암튼 잘 있어.
무당 서방.
터키 입국할 때 HESS라는 절차는 없어졌지만 백신 영문증명서는 확인을 하니 준비하여야 합니다.
지금은 비행기 값이 엄청 올랐던데 우리가 살 때는 우크라이나도 조용했고 해서 싸게 구입을 하였습니다.
확실히 미리미리 준비를 해 두면 좋습니다.
새벽 1시 30분에 비행기는 하늘로 뜰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출발을 합니다.
비몽사몽 간이라 혼수상태로 빠지는데 타자마자 그 밤중에 밥을 준다네요.
나는 생략하고 잠인지 생신지 그런 상태로 밤이 지나갑니다.
한참이 지났습니다.
또 밥 준다고 일어나라는군요.
대충 비행기는 중국 신강 위그루 자치구를 지났고 중앙아시아 알마티 언저리에 있네요.
밥을 선택하라고 말하는 안내양이 옵션은 세 가지랍니다.
한국인처럼 생겼는데 영어로만 하는 걸 보니 한국인은 아니고 어디 사람인고?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고 First, Second, Third 소리만 잘 들리는군요.
이럴 땐 그냥 퍼스트입니다.
포테이토 어쩌고 하는 소리가 그 퍼스트에 있었어요.
이렇게 푸짐하게 잘 먹었습니다.
뭔지 궁금하시다고요?
전 음식 사진을 찍는 건 별로라서 그런 건 기록하지 않습니다.
맛있었어요.
그릇이나 도구도 좋고.
역시 부자나라 비행기답더군요.
이런 긴 여정을 거쳐 현지 시간 아침 5시 10분에 도착을 합니다.
시간 상 그렇지 몸은 아침인지 저녁인지 구분을 못하는 것 같았어요.
여기서 비행기를 옮겨 타야 했는데 탈 비행기가 어디에 있는지 떠있지 않았어요.
두 시간 전이 딱 되어야 고시를 하는 모양입니다.
역시 이슬람 국가라서 그런 차림을 한 사람이 많습니다.
딱 보니 순례를 떠나는 팀 같네요.
이슬람은 하지라 하여 성지순례가 신자들의 의무로 되어 있어요.
그래서 갔다 온 사람에게는 하지라는 말이 이름에 붙습니다.
엘 하지 오마로 봉고.
우리나라에 봉고 신화를 남긴 가봉 대통령의 이름에도 하지가 보이죠.
아랍어를 쓰는 나라답게 안내판에 아랍어도 함께 있습니다.
우리가 비행기를 타러 가는 구역은 D21.
마침 이스탄불로 가는 한국 패키지 팀이 있어 함께 갑니다.
우리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요.
가이드도 처음인 모양입니다.
먼 거리를 이동합니다.
중간 트램도 타기도 하고.
올해 월드컵을 개최하는 이 나라 카타라도 그렇지만 옆 나라 아랍에미레이트라든지 석유부국들은 돈은 많지만 인구가 적은 나라라서 노동자들은 모두 수입입니다.
그래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개 피부가 거무스름하더이다.
이 근처에서 일했던 아들이 하는 말이 이 나라 주인님들은 일은 안 하시고 모든 일은 인도나 파키스탄 그리고 방글라데시 같은 곳에서 온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석유가 언제까지 펑펑 날까요?
하긴 곧 석유가 다 될 것이라 했는데 아직도 펑펑 나는 걸 보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을 듯.
핸드폰은 현지 시간으로 변하던데 차고 있는 갤럭시 시계는 아직도 한국 시간.
이런 땐 아들 찬스.
물어보니 바로 답을 주네요.
그대로 하니 됩니다.
그래 아들 고마우이.
아니 여기는 아랍어 권이니 슈크란.
아침 7시 30분 출발인데 한 시간 전부터 게이트를 엽니다.
그러더니 버스로 비행기까지 나르네요.
이거 태국에서 많이 보는 장면인데 여기도 그런가?
한국에서 여기 올 때 탔던 비행기는 너무 좋았는데 이스탄불행 비행기는 아주 오래된 나 같은 늙은 몸이네요.
에이고.
늙으면 이래저래 대접을 못 받지.
공항 주변은 황량한 분위기였습니다.
일단 비행기가 떠 보니 이런 환경.
좁은 땅에서 살려니 바닷가에 집을 지어야 하는 모양입니다.
열심히 집을 짓고 있네요.
이런 곳도 있었습니다.
인공 도시 냄새가 풀풀 나는.
그러다 바레인을 지나고 이라크 후세인이 드시려다가 크게 당했던 쿠웨이트를 지나면.
이런 사막이 상당 기간 이어집니다.
시리아 상공을 지나더군요.
이때 핸드폰 알리미가 난리가 납니다.
엉아, 이 나라에 들어가면 안 돼.
외교부에서 알리는 소리입니다.
내가 가고 싶어 가는 게 아녀.
옛날이나 지금이나 힘든 땅이라서 이러니 아브라함 엉아께서 이곳을 못 지나가고 삥 돌아 가나안으로 가셨지요.
터키에 들어서니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지역이 등장을 합니다.
구름 몽실몽실.
땅은 상당히 거칠어 보이네요.
이스탄불 골든혼 지역을 볼 수 있을까 했더니 그건 공항 이전 이야기이고 이전 후는 노선이 달라져서 그냥 변두리 풍경입니다.
11시 50분 도착.
시차가 카타르와 1 시간이 나야 하는데 같네요.
터키가 서머타임이 있나요?
그런데 창밖에 비가 내립니다.
내가 남 나라에 왔을 때 비 온 경우는 없었는데.
이곳은 격하게 나를 반겨 줍니다.
나를 반겨주는 봄비.
이스탄불 신공항.
여기도 무지하게 큽니다.
인천공항을 벤치마킹했다던가요?
입국 심사를 할 때 하필 꼬마들이 잔뜩 딸린 아줌마가 서 있는 줄에 서서 남들보다 조금 더 시간이 걸렸어요.
그래도 태국에 비하면 할아버지 수준입니다.
집을 찾는데 두 개 가운데 하나는 비교적 쉽게 찾았는데 하나가 영 나올 질 않았어요.
이거 뭔 사고가 있나 보네.
클레임을 걸려고 가다 보니 바닥에 많이 본 가방이.
우리 것이었어요.
아니 어떤 인간이 이렇게 내려놓았어?
비슷한 가방이 있더니 그 주인인가?
아무튼 더 이상 말썽이 없어서 다행이었지요.
살다 보니 별 일이.
숙소는 술탄 아흐메드 광장 근처라서 일단 악사라이로 가는 공항버스를 타야 했습니다.
12번 베야짓 광장 행이 가장 가까운 곳으로 가는 것인데 교통 혼잡 때문에 이 즈음은 악사라이까지만 간답니다.
악사라이에서는 트램으로 옮겨 타야 합니다.
밖에 나오니 쌀쌀합니다.
추운 정도는 아니라서 다행이네요.
이스탄불에서 돌아다니려면 KART라는 교통 카드를 사야 했는데 공항에서 일하는 터키 사람에게 물어보면 그냥 쿨하게 그런 거 지금은 필요 없으니 그냥 타.
진짜 문제가 안 될 정도로 쉬울까요?
공항버스는 아닌 게 아니라 카르트라는 카드와는 상관이 없고 돈을 직접 내든지 아님 신용카드를 사용해야 했어요.
한 달 전인지 아무튼 얼마 전에 입국 간 분 너튜브에는 교통 요금이 42TL(터키 리라)라고 했던 것 같은데 52 TL이더이다.
이거 이 나라 물가 인상이 장난이 아니라더만 그런 가 봅니다.
그렇다면 환율이 더 망가졌다는 말인데.
이거 참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아무튼 비가 내리는 이스탄불 중심가를 향하여 일단 출발을 합니다.
막히면 세월이라던데 대낮이니 그런 일은 없겠지 하면서.
너무 길어져서 하루 마무리 이야기는 다음 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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