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Selale 공원 안에 있는 카페를 가보기로.
높은 언덕 위에 자리 잡아 분명 전망이 좋을 듯했거든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어느 도시든 방문하면 제일 높은 곳은 반드시 올라가 봐라.
내일이나 풀린다는 날씨는 아침에는 더 쌀쌀합니다.
이런 때 하맘 이른바 터키탕 체험을 해 보기로 합니다.
말 나온 김에 이 터키탕이라는 말은 일본에서 생겨나 퇴폐 문화의 상징이 되었고 이게 우리나라로 건너와 한참 쓰인 적이 있었죠.
터키 정부의 강력한 항의에 터키탕이라는 말이 사라진 걸로 알고 있어요.
실제로 터키탕은 남탕에는 여자는 얼씬도 못하고 여탕에는 남자가 얼씬을 못하는 그냥 그런 목욕탕입니다.
북유럽이나 가야 남녀 혼탕이 있지만 거기도 퇴폐 여부와는 전혀 관계가 없죠.
아마도 이곳은 로마 시대의 목욕 문화 전통이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런 그렇고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동네 목욕탕 Kent Hamami가 있네요.
Kent Hamami 뜻 자체가 동네 목욕탕입니다.
시장 중심가 하맘 거리에 있는 목욕탕들은 제법 오래된 느낌이 드는데 이곳은 생긴 지 얼마 안 된 듯 깨끗하네요.
토요일이라서 손님이 좀 많은 가 봅니다.
그래도 왔으니 들어가야죠.
특이하게 돈 받는 곳은 건물 건너편에 있었어요.
남자와 여자가 입장료가 다릅니다.
여자는 25, 남자는 35리라.
뭐가 달라 돈 차이가 날까요?
처음 경험하는 터키 목욕 문화는 생소한 것 천지였어요.
아는 것은 홀랑 벗고 들어 가는 것이 아니란다 하는 정도.
욕탕이 있는 곳은 한증막 안의 수영장이라는 표현이 딱일 듯했고 아랫도리를 가리고 다니라고 준 수건이 젖어 수거통을 찾아도 없어 들고 다니다 혼나기도 하고.
아무튼 이 수건 때문에 꽤 혼났습니다.
각 코스를 거칠 때 젖은 수건을 반납하고 새 수건을 받는 것인데 이것이 생소해서.
욕탕에서 씻고 좀 덜 더운 방에서 몸을 말린 다음 나오는 듯한데 이때 종업원이 몸에 수건을 세 장이나 세팅해 줍니다.
이것도 몰라 혼나고.
남자와 여자의 가격 차는 결국 우리나라에서도 문제가 되었던 수건 사용 여부였네요.
남자는 풍부, 여자는 자기 것 쓰기.
여기도 동일합니다.
한증막 속에서 때도 밀어 달라하고 해서 좀 오래 있었더니 기운이 쪽 빠져 꽤 힘이 들었어요.
때 밀고 마시지까지 남에게 부탁하면 50리라.
남탕은 좀 사람이 많은 정도였는데 여탕은 사람이 많아 때 밀 장소 확보하기도 어려웠다고 아내가 말합니다.
아무튼 이 도시에서 하맘 체험은 이걸로 되었네.
목욕하느냐 빠진 기운을 점심 먹으면서 회복을 하고 예정대로 전망대 카페로 출발.
카페를 가려면 전통 마을을 거쳐가도 됩니다.
주말 오후라서 제법 사람들이 많았어요.
눈 밝은 아내가 중간 찻집에서 한국인 커플을 발견.
이분들과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여행자끼리 만나면 할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에 앞으로 계획 그리고 좋은 곳 좋았던 곳.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어라.
여기는 커피 제조 방법이 독특했어요.
뜨거운 모래에 달궈 커피를 만들어 내놓는.
관광지라고 값을 더 받지 않는 문화가 터키 전체에 있나 했더니 여기는 예외더군요.
값을 5 배 정도 더 받는 듯했어요.
너무 심한 거 아녀?
제일 예쁜 곳이라서 사진 포인트가 되는 곳.
마을 전체가 이렇게 예쁜 것은 절대 아니에요.
여기만 예쁜 겁니다.
사실 전체적으로 그냥 평범한 곳입니다.
도중에 만난 커플과 함께 공동묘지를 통과해서 도착한 공원의 카페.
아 다른 길이 있는데 전통 마을에서 가려면 공동묘지를 통과해야 해서 그랬는데 나름 의미는 있었어요.
꽤 큰 규모였습니다.
순례지를 다녀온 사람에게 붙인다는 HACI가 새겨진 묘비도 있었고요.
왼쪽 비닐막이 있는 건물은 좀 싼 카페, 오른쪽 검정 건물은 바비큐를 하는 식당이더군요.
우리는 이미 배가 풀 상태라서 왼쪽 카페로 갔어요.
돈 때문에 그런 건 아니랍니다.
순전히 배 때문에.
인공 폭포가 좀 생뚱맞기는 합니다만.
아무튼 폭포가.
아마도 뷰는 ES 최고일 듯.
가격은 아래보다 2리라 정도 더 비싸게 받아서 거의 차이는 없었어요.
잠시 후 손님들이 가득 차면서 시작된 담배 연기 공포.
어디 가든 담배 연기는 피할 수가 없네요.
360도 정도는 아니고 258도 정도는 충분히 되는 파노라마.
날도 좋고 경치도 좋고.
모처럼 만난 한국인과의 대화도 좋고.
배가 부른 관계로 여기서는 와플 정도로만 끝냈습니다.
아이란은 필수였고요.
아무리 좋은 경치도 조금 있으면 평범해지는 게 세상 이치.
더 이상 물리기 전에 내려오는 걸로.
돌아오다 만난 해포석.
이곳의 특산품이랍니다.
점토 성분이 굳어 만들어진 돌인데 이걸로 담배 파이프나 여러 가지 기념품을 만듭니다.
무슨 버섯 같네요.
전통 마을 입구에서 바자가 열렸어요.
동네 아줌마들이 손수 짜고 만든 소품들이 진열되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 가운데 장원급은 바로 이것.
나그네 처지만 아니라면 몇 개 우리 둥이들 어린이날 선물로 주고 싶던데.
만났던 커플은 여기서 이별.
도이 매싸롱에서 만났던 젊은 일본이 총각의 말을 여기에 옮겨 봅니다.
마다 도코까데(또 어디선가)
이제까지 ES 최고 명소였던 Kent 공원으로 2등으로 밀려나고 장원으로 Selale 공원이 등장하는 날이었습니다.
올라갈 데가 있으면 무조건 올라가라,
그러면 무엇인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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