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21 살이 65

탄금호 라운딩

어제는 햇살도 무척 강하고 덥더니 오늘은 구름이 잔뜩 끼어 덜 덥게 느껴진다. 오늘 같은 날 잔차 안 타면 치코짱에게 혼난다. 치코짱은 일본 NHK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가상 캐릭터인데 꼬마들에게 인기가 많다. 알면 도움되는 것도 있고 알아 봐야 별 도움이 안 되는 상식 비스므리한 것을 알려 주는 내용인데 출연자가 그걸 모르면 치코짱에게 혼나게 된다. 오늘 돌아 보면 캣아이에서 나온 잔차 컴퓨터를 달았으니 정확한 거리도 덤으로 알게 되겠다. 확실히 주말이 아니라서 잔차 라이더는 한결 적다. 주말은 사대강 라이딩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이런 걸 보면 잔차 도로를 만든 맹바기에게 상이라도 주어야 하나 보다. 이것말고도 시내에서 잔차 탈 수 있게 만들어 진 전용도로도 요 몇 년 새 많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좋은..

한국 2021 살이 2021.06.10

잔차 이야기

새 잔차가 며칠 전에 우리 식구가 되었다. 그리고 일이 벌어졌다. 적응 훈련을 겸해 탄금호 일주에 나섰다가 중간에 이상을 발견하고 조심스럽게 돌아 왔지만 크랭크 나사가 이미 망가진 뒤였다. 잔차 조립 과정에서 패달을 완전히 끼워 넣지 않고 타서 크랭크 나사 산이 망가져 버렸던 것. 그것도 하필이면 기어가 있는 쪽이었다. 이제까지 상식으로는 나사 산이 망가진 크랭크는 바꾸는 것 밖에 해결책이 없다고 알고 있어서 고민 방향은 그쪽이었다. 어떻게하면 잘 처리했다고 소문날까? 그런데 알아보니 망가진 제품은 SRAM이라는 회사 것인데 충주에는 대리점도 없어 대략난감이었다. 어쩌나. 군포에 있는 판매점까지 가야하나. 그런데 눈이 반짝 떠지는 굿뉴스가 있었다. 이런 것 모두 역시 검색의 원조 스티브 잡스 덕이다. 그..

한국 2021 살이 2021.06.08

창룡사에서 만난 꽃

오랜만에 창룡사에 물을 뜨러 갔다. 창룡사는 도보에서 잔차로 전향하기 전 가끔씩 걸어서 가서 약수를 담아 오곤 했는데 가는 길이 땡볕이라서 요즘은 엄두가 안 나 가지 않게 되었다. 수도물은 먹기 그래서 보통은 눈 좋아진다는 결명자를 끓여 먹곤 하는데, 그 물은 약 먹는 물로는 적당해 보이질 않아 정기가 넘치는 남산의 창룡사 물을 약 먹을 때 쓰곤 했다. 정기 넘치는 남산은 충주시 여러 학교의 교가에 나온다. 이번 창롱사까지는 승용차로 갔다. 약수 담는 곳은 절 본당 아래 주차장 끝에 있는데 거기서 예쁜 꽃을 만난다. 줄기를 보면 고구마 같아서 고구마 꽃인가 하고 사진에 담았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고구마 꽃은 메꽃 달았다. 그럼 이 꽃은 무엇이지? 아무리 추적을 해 봐도 모르겠다. 그래도 예쁜 것은 어쩔 ..

한국 2021 살이 2021.06.06

남산에서 만난 물참대

작년 봄에는 시간이 나면 산에 가서 새로 만나는 꽃구경 재미가 쏠쏠했는데 올해는 잔차질이 대세가 되어 한동안 산에 가는 게 뜸했더니 작년에 한참 재미 붙였던 봄꽃들이 이미 지고 만 것을 오늘 산에 가보고 알았다. 하긴 벌써 유월이고 오늘이 망종이다. 잔차가 있었으면 오늘도 잔차를 탔겠지만 주인공이 크랭크 나사가 망가져 병원 신세를 지게 되어 모처럼 남산에 올랐다. 봄꽃 구경을 좀 하나 싶었는데 국수나무 꽃과 쥐똥나무 꽃만 좀 보였다. 이젠 봄이 아니고 여름 문턱이다. 하긴 이 둘도 작년에 간신히 나에게 다가와 비로소 꽃이 된 애들이다. 꽃은 꽃이되 이름을 아는 꽃이 비로소 나에게 의미가 있는 꽃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늘은 조금 싱겁게 내려 오는데 작지만 푸짐한 꽃을 자랑하는 한 나무를 만났다. ..

한국 2021 살이 2021.06.05

새 잔차 길들이기

싸구리 잔차 타고 다니는 것이 안쓰러워 보였는지 아들이 새 잔차 한 대 뽑아 주었다. 어떤 걸로 할까요 하고 묻기에 로드는 좀 불안하고 MTB는 한 번 타 보았기에 두 종류의 중간급인 그래블 로드를 선택해서 사달라고 했다. 말하는 김에 차대는 가볍지만 비싼 건 패스하고 그냥 알루미늄으로 하기로 정하니 마침 내 마음에 드는 것이 있어서 그걸로 결정. 그리고는 지난 토요일 박스가 도착했다. 자전거는 반 정도는 조립이 되어 있어서 그렇게 어렵지 않게 완전 조립을 끝냈고 슬슬 타보려 했더니 기아가 변속이 되지 않았다. 안 되면 혼자 낑낑거리며 고민하지 말고 물어 보자. 판매처에 물어 보니 기아 세팅은 전문가 영역이니 자전거샵에 가서 하란다. 낑. 평소 다니던 샵은 있지만 거기서 사지도 않은 잔차를 가지고 봐달라..

한국 2021 살이 2021.05.31

탄금대에서 만난 때죽나무

자전거로 팔봉을 찍고 서낭고개를 넘어 탄금대 인증센터에 와서 쉬는데 눈에 익은 꽃이 보였다. 때죽나무 꽃이었다. 그리고 집에 와서 6시 내 고향을 보고 있자니 제주도 소개에 때죽나무가 나온다. 꽃이 종처럼 달려 있다고 제주도에서는 종낭나무라고 부른단다. 때죽나무는 제주도에도 있구나. 이 종낭나무 즉 때죽나무에서 꿀을 많이 채취하는데 여기서 나오는 꿀이 상당히 좋다고 한다. 그렇다고.

한국 2021 살이 2021.05.24

초파일 봉암사

오늘은 존경하는 석가모니 부처님 생일이다. 하지만 늘 존경하는 마음으로 사는 건 아니고 딱 하루 초파일만 기억하며 그렇게 존경하는 마음으로 살려고 한다. 아시다시피 초파일은 모든 절들에게 대목이자 명절이다. 불자도 아니면서 괜히 바쁜 절에 갈 일은 아니지만 오늘 아니면 갈 수 없는 절이 있다. 그곳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문경 봉암사라는 절이다. 모르는 사람이 12.56%쯤 더 많을지도 모르지만. 봉암사에서는 나를 알지 못하겠지만 나는 봉암사 명예 신자라고 혼자만 그렇게 생각한다. 솔직히 말하면 절 보다는 절 뒤의 희양산을 더 좋아하지만 봉암사에 가야 산이 잘 보이니 봉암사 신자라고 자부하는 것이다. 오늘로 이제까지 네 번 갔던가? 언젠가 겨울에 희양산에 갔다가 엉겁결에 봉암사에 들어간 것이 처음인데 그..

한국 2021 살이 2021.05.19

남산에서 만난 쪽동백나무

일기예보를 보니 오늘은 날씨가 종일 오락가락하는 듯 한데 아침에 내리던 비는 10시 경 부터 갤 듯 하여 그 시간에 창룡사까지 다녀 오는 걸로. 두 시간이 조금 더 걸리니 점심 시간 전으로 딱이다. 어제는 한여름처럼 무더웠는데 오늘은 비도 잠시 오고 구름도 껴 한결 걷기 부드러웠다. 창룡사가는 길은 병꽃은 이제 다 지고 국수나무꽃과 찔레꽃이 한창이었다. 들풀은 엉겅퀴 그리고 애기똥풀의 꽃이 열심히 피고 있었고. 절은 토요일이 모임이 있나 보다. 그간 평일에는 차가 없거나 있어도 한 두대 있었는데 오늘은 그득하다. 그래서 그런지 스님이 신나서 열심히 염불을 읊으신다. 나는 염불보다 잿밥인 약수에만 관심이 있으니 준비한 병에 물을 담고는 뒤돌아 서는데. 올라올 때는 보지 못했는데 쪽동백나무가 있었다. 요즘 ..

한국 2021 살이 2021.05.15

남산에서 만난 둥굴레

둥굴레는 차로 유명하다. 실제로 둥굴레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도 둥글레차는 알고 있을테니. 그 둥굴레가 꽃이 피었다. 희고 작은 꽃이다. 둥굴레는 뿌리를 볶아 차로 끓여 먹는데 구수하기가 이를데 없다. 꽃이나 열매나 모난 곳이 없어서 둥굴레라 부른다고 한다. 사람도 둥굴레처럼 모나지 않은 사람이 좋을 수 있으나 그러나 어쩌랴? 세상에서 제일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치고 모나지 않은 사람이 없으니. 그런 사람이 좋은 시절만 만나서 살면 그렇게 죽지만 어려운 환경에 처해 보기도 하고 자기 눈에서 눈물도 흘리면 모났던 사람도 둥굴레로 변하기도 한다. 추사 김정희도 그랬고 송강 정철도 그랬다. 그러고 보면 인생살이가 순탄하기보다는 우여곡절을 많이 겪어야 비로소 성숙한 인간이 되는가 보다. 역시 세상살이에 공짜는..

한국 2021 살이 2021.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