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과 점쟁이는 다르다. 무당은 푸닥거리가 전문이고 점쟁이는 앞날을 예측하는 것이 전문이다. 무당은 신내림의 과정이 있어야 하고 점쟁이는 그런 거창한 절차는 없어도 된다. 그러나 이런 두 기능을 한 몸에 지닌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그중 한 사람이 진령군이라 불렸던 무당 박 씨 박창렬. 1882년 임오군란 때였다. 몇 달째 급료를 받지 못했던 성난 군사들이 민비(閔妃)를 죽이려 했다. 놀란 민비가 잽싸게 충청북도 충주 노은 국망산 자락까지 도망갔다. 이때 근처에 살던 무당 박 씨가 민비에게 "걱정 마시라. 얼마 있으면 한양으로 가시게 된다"라고 예언을 했다. 예언한 날과는 좀 달랐지만 어쨌든 50여 일 후 민비는 한양으로 환궁했다. 당연히 무당 박 씨도 함께였다. 이때부터 무당 박 씨의 전성시대가 시작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