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2186

12월 8일 수요일

감기 참 오래가네요. 일주일도 넘었는데 감기는 아직도 내 몸에서 현역으로 활동 중입니다. 다행히 다른 증상은 없어졌고 콧물과 기침 그리고 가래 증상만 남아서 고군분투 중입니다. 오늘도 지난주에 이어 돌봄 활동은 없습니다. 밖에는 안개가 자욱하여 심난하지만 안 가도 되니 이래저래 안심이 됩니다. 아내가 직장 동료들과 모처로 가서 그 덕에 나는 휴가도 얻고 서울도 가지 않아도 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보통 아내들이 집을 오래 비울 때 필수인 사골국이 넉넉히 있어서 모처럼 사골국 파티를 하게 되었네요. 이런 때 어디 등산이라도 가면 좋으련만 몸이 정상이 아닌지라 그냥 방콕 모드로 지내야 하는 것이 많이 아쉽습니다. 오후에 살살 산책이나 하는 걸로. 어제는 대설이었습니다. 절기 상 큰 눈이 온다는 날. 이름은 ..

돌봄 일기 2021.12.08

12월 1일 수요일

오늘은 돌봄 활동을 못 했습니다. 아내가 먼저 걸리고 사랑의 증표로 나에게로 전해준 감기가 심해져 이번 주는 집에서 쉬는 걸로 했지요. 2 주전 고생한 정도까지는 아닌데 이번 감기도 꽤 힘드는군요. 나보다 아내는 더 상황이 심각합니다. 나는 그 정도는 아닌데 콧물이 무슨 수도꼭지 터진 듯 나오더이다. 코로나 아닌가 의심이 가는데 둘 다 열은 없으니 설마 코로나랴 싶어 대충 지어 온 약으로 해결하려는데 이런저런 증상이 금방 누그러지지는 않는군요. 상태도 안 좋고 해서 병원을 다 가보았습니다. 감기로 병원 찾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네요. 확실히 연한이 오래되니 몸뚱이가 옛날 몸뚱이가 아니더이다. 그러면 우리에게 이 예쁜 감기를 전해준 사람은 누굴까요? 아무래도 거시기 아니겠습니까? 거시기들인가? 이거야..

돌봄 일기 2021.12.01

하늘에 자국을 남기다

아침과 낮의 온도 차가 심한 날이 며칠 이어진다. 금요일에는 모처럼 월동 대비를 확실히 하고 잔차를 타 보았는데 그날은 15도 정도로 괜찮았다. 오늘은 12도 정도 되는 날이라 살짝 애매하기도 하고 모처럼 산 생각이 나서 잔차는 생략하고 남산에 가 보았다. 산은 이제 완연한 겨울이었다. 단풍도 사라진 지 오래되었고 낙엽만 수북이 쌓여 있었다. 그래 잔차도 좋지만 이런 산행도 좋지. 오랜만에 정상에 섰다. 세상 아랫쪽은 미세먼지 영향으로 조금 뿌연데 하늘은 참 맑았다. 그런데 하늘을 가로질러 흰구름이 선명했다. 비행기가 지난 자국인가? 그래 비행기 자국이라고 하자. 비행기는 지나면 자국을 남기지. 그런데 비행기만 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인간도 뒤에 자국을 남긴다. 여운이 긴 자국도 있고 순식간에 없어지는 ..

한국 2021 살이 2021.11.28

11 월 24 일 수요일

지금 몇 시쯤 되었나? 보통은 6시 30분에 일어나곤 했는데 요즘은 일출시간이 7시도 넘긴지라 밖의 상황을 보고는 시간이 가늠이 안 됩니다. 그런데 오늘은 더 잘 수도 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어둠 속에서 울리는 아내의 전화벨. 며느리였어요. 호가 많이 아프니 일찍 와 달라는 부탁. 거실에 나가보니 7시였네요. 우리가 일어날 시간까지 기다린 모양입니다. 아침은 가다 먹으려고 빵에 잼을 바르고 요거트를 준비했는데 차를 타고 보니 집에 고이 모셔 놓고 왔더이다. 요즘은 생각날 때 하지 않으면 나중은 절대 보장 못합니다. 이 나이를 처음 먹어 보니 나도 어쩔 수가 없더군요. 평소보다 조금 이른 시간이라 많이 막힐 줄 알았는데 휴게소에서 10분 보내고도 2시간 20분 만에 도착을 할 수 있었어요. 차가 막히는..

돌봄 일기 2021.11.25

이 시기에 야구를

미국은 애틀랜타가 우승하면서 일찍 올해 야구를 끝냈고, 올림픽 참가 때문에 일정을 늦췄던 한국도 얼마 전 만년 꼴찌라고 생각했던 KT가 우승하면서 올 야구를 접었습니다. 사실 이 시기에 야구 중계를 본다는 것은 평소 같으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지금 야구를 하는 드문 일이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네요.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자국에서 힘들게 열린 올림픽에서 우승을 하고 싶었던 일본은 정규 시즌 일정을 중지시키고 정말이지 최고의 선수를 추려 온 힘을 다 써서 기어이 우승을 이루었습니다. 그래서 일정이 상당히 늦어졌고 겨울이 가까운 오늘에야 재팬 시리즈를 시작하게 되었죠. 덕분에 이 시기에 야구를 보게 되었다죠? 일본은 두 리그가 있습니다.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이고 각 리그에 여섯 팀이 속해..

한국 2021 살이 2021.11.20

11월 17일 수요일

새벽까지 꿈속에서도 아팠습니다. 이렇게 아픈데 오늘 서울에 갈 수 있을까? 아내 혼자 가라고 하면 너무 힘들텐데 어쩌나 하는 생각이 머리 속에 온통 차있었죠. 그래도 일어나니 꿈속에서의 상황보다는 몸이 좀 괜찮은 것 같았어요. 그러면 가야지 어쩌겠어. 어제 아침 잇몸이 약간 붓기가 있어서 치솔도 잘 닦아 보겠다고 한 것이 저녁이 되니 대부에서 주인공인 콜레오네 영감 역의 말론 브란도처럼 되어 버렸어요. 아침에는 말론 브란도가 형님할 정도였고. 힝. 아마 낮에 모처럼 시간 여유가 생겨 잔차를 탄 것이 이모저모로 무리여서 그게 겹쳐서 그런 현상이 벌어진 것으로 보여요. 잇몸만 그러면 괜찮은데 몸살끼가 겹쳤던 모양입니다. 온몸이 무겁고 머리도 아프고 이거야 원. 비상약으로 남아 있는 물 건너 온 감기 몸살 약..

돌봄 일기 2021.11.18

11월 10일 수요일

매주 수요일에 우리 부부는 서울에 가서 손주들을 돌봅니다. 가는 날짜는 몇 번 바뀌었지만 가는 것은 일 년을 넘긴 일상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가서 손주들을 돌보는 동안 아들은 늘 하던 일을 하고 며느리는 미루어 두었던 일을 처리합니다. 집에서 돌보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일은 아침에 어린이집에 출근한(?) 손주들을 12시 반쯤 데리고 나와 1시부터 시작하는 서대문아동발달센터에 가서 교육을 받게 하는 것입니다. 그다음은 곁가지로 대충 2시간 후에 교육이 끝나면 그때부터 며느리가 집에 돌아올 때까지 같이 놀아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오후 7시 반쯤 됩니다. 그러면 그즈음에 출발하여 충주로 돌아오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마치게 됩니다. 요즘 이 일을 위해 어김없이 아침 매일 보는 인간극장이 끝나면..

돌봄 일기 2021.11.11

늦가을 풍경, 창룡사 가는 길

어제부터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면서 온도가 뚝 떨어졌다. 겨울비인가 가을비인가? 겨울비라면 화툿장 12 월 패의 광이 아니던가. 우산을 쓰고 있는 사람과 개구리가 나오는데 여기에는 뭔가 깊은 뜻이 있다더니만 그래도 겨울잠도 못 들어간 개구리 신세는 되지 말아야지. 아무튼 어느샌가 대설 주의보 같은 한겨울 기상 용어가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봄에 비가 내리면 내릴 때마다 온도가 오르고 가을에는 온도가 내려간다더니 이번에도 맞아떨어졌다. 덕분에 추워지면 몸 컨디션이 엉망으로 치닫는 내 몸뚱이는 여기저기에서 비상 신호를 보낸다. 갑자기 오한 증세가 오기도 하고 발이 시리고. 이래서 다 관두고 일찍 따뜻한 남쪽나라로 갔던 것인데. 코로나인지 메로나인지 이 친구는 내 인생 여정에 의도하지 않은 ..

한국 2021 살이 2021.11.09

오래된 식당

1981년 9월 14일. 충주와 긴 인연을 시작한 날입니다. 그때는 이렇게 오랜 세월을 충주에서 살게 될 줄은 꿈에서도 생각을 못했죠. 발령을 받아 온 곳인데 아는 사람이라고는 한 명도 없던 동네라서 탈출에 성공한 주말은 행복했고, 못 한 주일은 삼식이 신세로 하숙집 아줌마의 눈치를 듬뿍 받는 처지였어요. 그러니 점심은 나가서 사먹어도 좋으련만 월급쟁이는 되었지만 받자마자 주머니는 텅텅 빈 신세니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딱한 세월이었습니다. 가끔 충주를 탈출해 친구들이 있던 대전에서 신나게 놀고 돌아올 때면 또 한 주를 어떻게 보내나 무거운 발걸음이었습니다. 어쨌든 저녁은 안 먹었고 늦은 시간이니 어디서 저녁을 해결해야만 했는데 그때 먹었던 특별 음식이 내장탕이었습니다. 가격은 700원. 이것이 안 될 때..

한국 2021 살이 2021.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