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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듣기 어려운 ‘멸공’에 대한 추억

중학교 3학년 때이었다. 중학교 들어 와서 신나게 놀다가 3학년이 되자 발 등에 불이 떨어져 공부에 힘쓰던 시기였다. 그 때쯤 벌어진 일이었다. 중간고사였는지 기말고사였는지 기억 없고 또 무슨 과목이었는지도 모르겠는데 시험이 끝나고도 답이 무엇이었는지 알지 못했던 문제가 있었다. 그 문제는 우리나라가 북한(그때는 북괴라고 했나?)에 대해 구호가 바뀌었는데 그게 뭐냐는 것이었다. 모두들 뭔지 몰라 했는데 이때 한 친구가 신나서 답을 말했다. 반공에서 승공으로 그리고 승공에서 멸공으로 바뀐 것이라고. 멸공? 멸공이 뭐여? 다른 친구가 물은 것 같은데 그때 답이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멸공’이란 말이 머리 속에 막힌 사건이었다. 그때쯤 국어 선생님이 뭔가 우리나라에 좋은 일이 있을 곳이라고 말씀이 있었..

충주 2022 살이 2022.01.09

1월 5일 수요일

새해가 된 지 5일이 되었는데 벌써 서울행이 두 번째입니다. 벌써 지난 주일 새벽 호출을 받고 꼭두새벽에 서울로 갔다가 아이들 케어의 미션을 클리어하고 돌아왔습니다. 이런 것에 대해 생각이 많습니다만 여기서 풀어놓기는 쫌. 미국 어디선가 한인 교회에서 있었던 일이랍니다. 담임목사가 부목사 부부에게 새벽기도회를 반드시 참석하라는 엄명을 내렸다죠? 엄명을 받은 부목사 부부에게는 어린아이가 있었는데 그 새벽에 어디다 맡길 곳도 없으니 아이를 그냥 집에 두고 교회에 갔고. 그런데 그만 새벽에 아이가 잠에서 깨었고 부모가 없는 것을 알고 울어대어 이웃집에서 경찰에 신고를 했답니다. 경찰이 신고를 받고 와 보니 부모는 없고, 아이만 혼자 울고 있는 황당한 장면이 눈앞에 벌어졌지요. 어쨌든 아이를 홀로 집에 두고 새..

돌봄 일기 2022.01.06

작년 가장 아쉬운 일

오늘 책을 빌리러 도서관에 갔었어요. 도서관 매점이 문 닫는다는 것은 연말에 게시가 되어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확인을 하니 너무나 큰 아쉬움이 몰려 오더이다. 1월 중 입찰 공고를 내서 새로운 업자를 찾는다 하는데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과연 낙찰자가 나올지 궁금하네요. 얼른 다시 개점이 되어 내 밥집이 되어 주면 좋겠는데. 하긴 그건 내가 신경쓸 일은 아니고 이제까지 운영해 왔던 젊은 부부가 새로운 일을 잘 찾아 대박이 나기를 빌어 봅니다.

충주 2022 살이 2022.01.04

일기일회 일일일선

남 나라에서 오래 살다보니 해넘이가 좀 시큰둥했다. 우리나라에서 새해가 시작된 시간이 내가 있던 태국은 밤 10시이고 아들이 있던 캐나다는 그나마 전날. 이렇게 나라마다 지역마다 새해의 시작이 다 다른데 어인 호들갑인가 이런 기분도 있었고 우주의 시간으로 보면 아무 의미가 없는데 하는. 그러니 작년 새해 출발을 어디서 했나 기억을 더듬어 봐도 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한국에 있었으니 어디선가 사람이 만들어 놓은 시간의 벽을 넘긴 했을 텐데. 교회에서는 한해 마지막날 송구영신이라 하여 옛 것을 보내고 새 것을 맞는 의미의 기념 예배를 드린다. 작년에 출발을 어디서 했는지 기억에 없으니 당연히 송구영신 예배를 어디서 드렸던가 이것도 기억에 없다. 이러니 올해라고 다르랴 싶어 갈까 말까 그냥 시큰둥한 상태로 ..

충주 2022 살이 2022.01.01

내 마음대로 정한 올해 2021년 알쓸신잡

충주도서관 매점 안의 식당이 문을 닫았다. 단돈 5,000원에 이렇게 알찬 음식을 제공했던 식당은 전국 어디서도 없었을 듯한데 코로나 시련을 극복하지 못하고 아쉽게도 어제 날짜로 문을 닫았다. 도서관은 나 같은 사람뿐만 아니라 많은 취준생도 이용하는 공간도 있어 복지 차원에서 계속 운영되면 좋으련만 그게 안 되는 모양이다. 많이 아쉽다. 일본 NHK 아사이치에서 들은 이야기. 이제까지 면도기로 면도할 때 박박 그리고 빨리빨리 날을 놀리곤 했는데 그렇게 하면 절대 안 된단다. 그러면 피부가 잘려 나간다고. 맞다고요. 추천하는 방법은 날을 피부와 밀접시키고 최대한 살살 그리고 천천히 할 것. 실제 해 보니 나이스. 어디선가 들은 골프와 스트레스에 대한 이야기. 골프가 잘 될 때는 나의 사소한 스트레스가 줄어..

한국 2021 살이 2021.12.31

벽초 선생의 임꺽정

요즘 벽초 홍명희 선생이 쓰신 임꺽정을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책도 두툼하고 빽빽하게 쓰여 있어 한 권 읽는데 제법 시간이 걸리는 데다 전체가 9권이나 되어 꽤 오랜 기간 동안 읽고 있네요. 이제 막 8권까지 끝냈고 마지막 9권을 남기고 있는데 계속 읽을까 말까 갈등 중입니다. 8권에서 모사 서림이 잡히면서 서서히 종말로 가고 있어서 9권에서는 나름 개성 넘치던 임꺽정 부하들이 죽어가는 장면이 이어질 것 같아 계속 읽기가 좀 꺼려지는 것이지요. 원래 좀 마음이 여립니다 제가요. 벽초 임꺽정은 전에 읽은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읽어 보니 전에 고우영 님의 만화 임꺽정을 본 지라 그걸로 소설도 읽었으려나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결론은 읽은 적이 없었다. 그런데 만화와 소설은 내용 전개가 전혀 다르네요...

한국 2021 살이 2021.12.29

다시 크리스마스

울 둥이들은 올해 어린이집에서 처음 만난 산타를 보고 너무 놀라 소리 지르며 울어 당황한 할배가 선물도 못 주고 사라졌다 하고 캐나다에 사는 둘째 아들은 올해도 수 십 년째 산타가 오지 않았다고 툴툴거리더구먼, 아들 씨 이제는 산타를 기다릴 나이가 아니가 직접 산타가 될 나이라고요. 아드님, 예능을 다큐로 받아들이기 있기 없기? 산타가 있다고 믿는 나이. 산타가 없다고 믿는 나이. 직접 자기가 산타가 되는 나이. 거기에 산타든 뭐든 관심이 없는 나이. 나는 뭘까요? 보나 마나 뻔한 네 번째. 그런데 올해는 산타가 나에게 귀하신 두 분과 만남을 선물로 주고 가셨어요. 첫 분은 크리스마스인 토요일. 성탄 축하예배를 마치고 나오려는데 원로 장로님이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시다가 나를 부르시더이다. 소개를 받는데 ..

한국 2021 살이 2021.12.27

12월 22일 수요일

벌써 일주일이 지나 다시 수요일입니다. 청소 열심히 하고 걷고 책 읽고 하다 보니 한 주일이 지났습니다 그려. 지난주는 비가 조금씩 뿌리는 구진 날씨였는데 오늘은 마치 봄날처럼 뽀송뽀송하니 참 좋은 날이었어요. 지난주와 비슷한 시간에 출발해서 비슷한 곳에서 막히고 비슷한 시간에 도착을 합니다. 오늘은 아들이 어렸을 때 불던 플루트를 가지고 갑니다. 악기 하나 제대로 다룰 줄 모르던 내가 한심해서 아들들은 나중에 인생이 풍요해지라고 악기 배우는 것을 적극 권장했어요. 그래서 큰 아들은 플루트를 배우고 작은 아들은 드럼에 타악기를 다뤄 사물놀이를 하기도 했지요. 그런데 둘다 지금은 음악 생활하고는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캐나다에 있는 작은 아들은 남 나라 사람이니까 알아서 하라고 하고(아들 서운해?) 근처..

돌봄 일기 2021.12.23

12월 15일 수요일

3주 만에 서울 나들이가 되겠습니다. 보름 이상 나와 같이 살자고 죽기 살기로 안 떨어지던 감기는 이제 고만고만하네요. 참 징합니다. 저도 살아 보겠다고 그러겠지요? 비가 살살 뿌리는 길을 달려 거의 비슷한 시간에 도착을 합니다. 점심을 먹고 어린이집에 있는 아이들을 데리러 갑니다. 호가 무슨 불만이 있었던지 우를 물었다더군요. 나를 본 호는 성격대로 싱글벙글한데 우는 물려서 그런지 좀 우울해 보입니다. 호는 듣거나 말거나 좀 혼내고 우는 달래며 센터로. 들어가자마자 늘 하던 대로 윗옷은 벗고 양말도 벗고 서가에 가서 책을 한 권 가지고 오는군요. 책은 늘 하던대로 '이제 아프지 않아요' 멍멍이 둥이의 이야기입니다. 이 책 어디가 그렇게 끌리는지. 바로 둘 다 교육에 들어가고 나는 산책에 나서 근처에 있..

돌봄 일기 2021.12.16

내가 한국 사람이 자랑스런 이유

영국의 '마이클 브린'이 쓴 "한국인을 말한다"에서 그 이유를 찾아봅시다. 한국인은 부패, 조급성, 당파성 등 문제가 많으면서도 ... 또한 훌륭한 점이 정말 많다! 라고 표현하면서... 1. 평균 IQ 105를 넘는 유일한 나라. 2. 일 하는 시간 세계 2위, 평균노는 시간 세계 3위인 잠 없는 나라. 3. 문맹률 1% 미만인 유일한 나라. 4. 미국과 제대로 전쟁했을 때 3일 이상 버틸 수 있는 8개국 중 하나인 나라. 5.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며 아직도 휴전 중인 나라. 6. 노약자 보호석이 있는 5개국 중 하나인 나라. 7. 세계 2위 경제대국 일본을 발톱 사이의 때만큼도 안 여기는 나라. 8. 여성부가 존재하는 유일한 나라. 9. 음악 수준이 가장 빠르게 발전한 나라. 10. 지하철 평가 세..

한국 2021 살이 2021.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