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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텐드레] 두나 강변의 작은 마을

부다와 페스트를 가르며 흐르는 두나는 조금 상류로 가면 ㄱ자로 급격히 꺾이는 부분이 있는데 그 지역을 다뉴브 밴트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그 언저리에 헝가리를 정복했던 마자르의 옛 수도였던 마을들과 슬라브족이 산다는 마을이 있다. 수도였던 곳은 에스테르곰(Esztergom)과 비셱그라드(Visegrad)이고 그 아래쪽에 센텐드레(Szentendre)가 있다, 앞의 두 마을이 더 의미가 있고 예쁘다고 하지만 센텐드레가 아무래도 부다페스트에 가까우니 더 유명세를 타는 모양. 우리를 좀 더 빨리 그리고 좀 더 많이 알려 주고 싶은 지인의 재촉에 시내 구경도 제대로 안 했지만 센텐드레 나들이에 나섰다. 여기는 버스 편도 있고 기차 편도 있어서 뭘로 갈까 고민하던 터인데 그냥 가볍게 해결이 되고 만다. 인구 100..

[부다페스트] 거리 익히기와 주일 예배

헝가리는 '투르키에'와 시차가 한 시간이어서 한국과는 무려 일곱 시간으로 벌어졌다. 한 시차가 별 것 같지 않아도 아침에 일어나 보면 잘 알게 된다. 어김없는 내 안의 생체 시계. 요즘 너무 과식한 탓도 있어할 일도 없는 우리는 하루에 두 끼만 먹기로 하고 늦은 아침을 먹었다. 여기 오니 다른 것이 역시 햄과 소시지가 나온다는 것. 이 나라는 돼지 나라가 맞다. 여기서 돼지 나라란 돼지(고기를 먹는) 나라라는 말이다. 식사를 마치고 잠깐 산책을 하러 나온 근린공원. 우리나라와 별 차이가 없으나 개 놀이터와 어린이 놀이터가 완전히 분리가 되어 있었고 출입 제한 시간이 있다는 점은 달랐다. 아침부터 누군가의 신고를 받았는지 구청 관계 직원 같은 사람들이 와서 벤치에 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거리..

[부다페스트]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시작

정들었던 이즈미르를 떠나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왔다. 여기서 이번 여행의 남은 여정 십여 일을 지내게 되는데 어떤 일이 있을지. 남들은 볼거리가 없어서 별 재미가 없다는 이즈미르에서 지내는 동안 살기에는 여기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싶었다. 여러 사람들의 넘치는 사랑도 받았다. 거기에 풍성한 먹을거리, 엄청나게 싼 물가 오지랖이 지나치게 넓은 친절한 사람들. 한참 동안 그 이즈미르가 그리울 것이다. 거의 한 달을 산 아다(ADA) 아파트 호텔. 장점 : 교통의 요지라서 여행자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단점 : 조금만 겸손해지면 단점은 보이지 않는다. 짐이 많고 무거워 여기서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갔다. 물가 비싼 나라에서는 택시는 엄두도 못 낼 소리이지만 이 나라는 경제 폭망의 최고 전성기이니 그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