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여행 2022 73

[에스키셰히르] 오늘 놀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

오늘 아침은 건강한 터키식 식단. 카이막과 꿀이 등장하셨습니다. 밥상은 비록 초라해도 음식은 최고. 그런데 빵이 식사용 빵이 아니라 간식용 빵. 그러니까 뭘 찍어 먹는 것이 아니라 그냥 먹는 거라서 빵 선택이 좋지 않았어요. 빵의 향이 강해 카이막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는. 오전은 MLB 타임. 왜 미국 아이들은 꼭두새벽에 야구를 해가지고 말이야. 5시 30분에 눈 떠 보기 시작한 경기는 헨지니가 고전 중인 토론토. 토론토가 9회말 동점 투런 후 10회 연장에서 사요나라 희생타로 승. 헨지니는 오늘 구경만. 그리고 잘 나가는 다저스를 이긴 불쌍한 애리조나가 간신히 연패 모면. 그나저나 야구는 왜그리 재미있는겨? 오후에는 선생님 부부와 함께 피크닉을 가지고 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도서관 앞에서 만나기..

터키여행 2022 2022.04.28

[에스키셰히르] 시내를 걸어 봅시다

어제 바깥일을 끝내면서 몇 가지 필요한 물건을 사서 돌아왔는데 걸음걸이가 만 보에 미치지 못했더이다. 그러면 나가서 채워야지. 만 보 이상이 나의 목표. 지도를 보니 멀지 않은 곳에 공원이 있어 그쪽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가는 도중 분위기 좋은 길이 있네요. 널찍한 인도 그리고 그 가운데 마치 사열하듯 서있는 가로수들. 이런 길이 있단 말이지. 아직 이른 봄이라 잎이 없어서 그렇지 무성해지면 멋있는 가로수길이 될 듯해요. 이런 멋진 길이 있단 말이지. 에스키셰히르는 멋을 아는 도시군요. 시장을 잘 뽑았나요? 나무도 폐백 드리는 신랑 신부처럼 서로 바라보며 인사도 잘합니다. 그래 편히 쉬어. Eskisehir라는 지명이 길어서 인지 이곳에서는 그냥 ES로 씁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곳 지명을 쓸 일이 있으면..

터키여행 2022 2022.04.27

[에스키셰히르] 잘 먹고 살아 보자

어제 터키 마니아 선생님 부부에게 레슨을 받고 나서 준비한 소스들입니다. 하나는 깨 소스 또 하나는 포도당 소스. 이것을 접시에 붇고 살살 저어 섞은 다음 빵을 찍어 먹으면 음. 꽤 맛있습니다. 고소하고 달콤하지만 좀 생소하게 맛있는. 귀한 것이 아니고 어느 마트든 다 팝니다. 가볍게 준비해서 가볍게 먹은 요구르트. 불가리스라는 이름으로 불가리아가 요구르트의 종주국인가 했더니 원조 할매는 터키라네요. 원조 할매가 표준어가 아닌가? 자꾸 원조 할머니로 고치라고 합니다. 원조 할매라 해야 뭔가 통하지 원조 할머니라고 하면 좀 웃기잖아요? 처음 보는 요구르트 용기 사이즈라서 비교 대상으로 수저를 함께. 좋게 말해서 순수한 맛이고 일반적으로는 이런 것을 맹탕이라고 합니다. 아무것도 가미가 되지 않은. 내일 아침..

터키여행 2022 2022.04.26

[에스키셰히르] 살 곳 마련하기

내일 나가는 걸로 이틀분을 지불했지만 당최 방이 좁고 불편해서 오늘이라도 괜찮은 숙소를 구하면 탈출해야 되겠다 싶어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섰습니다. 어제 찾아보았던 동네 왼편과 원 도심 이렇게 두 군데를 찍고 두 동네 가운데 어디를 먼저 갈까 고민을 순간적으로 했습니다. 한 블로거가 소개한 호텔은 모든 것이 좋은데 싱크대만 있고 다른 게 없어서 그게 좀 걸리고 다른 한 곳은 원 도심에서 좀 멀긴 하지만 조건에는 여러 가지로 잘 맞는 집들이 있었거든요. 뭐 다 좋을 순 없고 하나 정도 빠지는 원 도심 쪽을 먼저 가보자고. 그래서 슬슬 가봅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부엌살림까지 다 준비되어 있고 체크인할 때 내어 준답니다. 깨끗하고 위치 좋고 더할 나위가 없었어요. 다만 다음 주가 라마단이 끝나는 주라서 모..

터키여행 2022 2022.04.26

[에스키셰히르] 긴 밤 지새우고

호텔로 돌아와 맡겨 둔 가방을 가지고 택시를 불러 터미널로 향합니다. 신터미널(예니오토가르)은 시내에서 제법 멀리 떨어져 있어서 처음 지을 때는 벌판에 지어 놓은 느낌을 받았을 듯해요. 지금은 그 근처에 새로운 건물들이 지어지고 있는데 아무래도 정리가 잘 안 되어 난개발의 전형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가난한 동네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고 갑니다. 우리 바울 형님과 바나바 그리고 베드로 형님 시절만에 도 이 동네는 잘 나갔었을 텐데 지금은 변두리 쇠락한 도시에 불과합니다. 어찌 되었든 나흘을 이틀로 끊고 가는 것이 잘한 결정이었어요. 68리라가 나왔는데 2리라는 팁. 아내도 놀 때는 크게 놉니다. ㅎ 도착을 해보니 무려 한 시간이나 남았습니다. 많은 버스 회사 간판들. 이 나라는 회사가 각자 알아서 영업을 하는..

터키여행 2022 2022.04.25

[안타키아] 한나절 잘 놀기

이곳을 떠나는 버스 시간이 오후 5시 30분이라서 한나절이 이곳에서 주어졌습니다. 한나절은 낮 시간의 반이니 거의 더불 나절이 되겠지만. 다시는 올 일이 없을 것 같은 곳. 그러면 뭐하고 놀면 잘 놀았다고 상을 받을까나. 아 우리가 머문 숙소의 또 하나 단점이 와이파이 사정이 아주 좋지 않았다는 거. 다른 것은 몰라도 이런 건 용서가 안 되죠. 하지만 원래 나흘을 예약했던 것인데 줄여서 타맘을 받으면서 이틀은 꼭 묵는다고 주인과 약속을 해 놓아 그냥 지내긴 했어요. 와이파이 사정이 안 좋은 것이지 아주 안 되는 것은 아니었으니. 짐은 일단 호텔에 맡기고 나들이 출발. 중심가로 진출합니다. 오늘 예상 기온이 31도. 아침부터 햇살이 장난이 아닙니다. 그래도 그늘에 있으면 그냥 지낼만합니다. 그러다 만난 좀..

터키여행 2022 2022.04.23

[안타키아] 하루를 즐기자

어제 정한 숙소가 드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방이 도로가에 있었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밤새 어디 가는 꿈을 꾸었다는 슬픈 전설이. 뻔히 아는 일을 왜 거기다 정했냐고요? 그게 바로 돈의 힘이랍니다. 호텔을 구하는 앱에서 소개되는 미끼상품을 물게 되는 이런 결과가 오지요. 좋은 것하고 바꾸면 되지 않느냐? 물론 됩니다. 돈을 조금 더 내기만 하면. 그런데 단기가 아니라 장기로 나선 몸이 좀 비싼 호텔을 쓰게 되면 나중에 감당이 안 되는 폭탄을 맞게 될 수도 있어서 그러기가 참 힘듭니다. 그래도 이스탄불에서 쓰던 방보다는 조금 더 넓어 여유(?)가 있었어요. 거기서는 옴짝달싹을 못 할 정도였는데 여기서는 움짤은 못해도 달싹은 할 수가 있어서리. 밤새 차를 타고 놀았으니 아침에는 좀 푸짐하..

터키여행 2022 2022.04.22

[안타키아] 크리스천의 고향 안디옥으로 가자

어제 열심히 돌아다니니 이스탄불은 이제 더 이상 매력 덩어리가 아니었어요. 거기다 요즘 폭등한 교통비는 만만한 것이 아니네요. 큰돈은 아니지만 생각 외로 지출이 많으니 좀 짜증이 나더이다. 아 오해하지 마세요. 모든 게 내 기준입니다. 사람이 좀 적고 교통 체증이 좀 적고 그러면 더 좋았겠지만 페리로 대륙을 건너는 것이나 아야 소피아 광장의 평안한 정취는 분명 매력이 있었어요. 아무튼 오늘은 바울과 바나바 형님이 계셨고 많은 선배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크리스천이라는 명칭이 최초로 생겼던 안디옥 현재 이름 안타키아로 갑니다. 우리가 예매한 항공편은 페가수스라고 저가항공인데 신공항에서 가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 쪽에 있는 사비아 괵첸 공항에서 갑니다. 사비아 괵첸은 아타튜르크의 수양딸로 세계 최초의 여성 비행사..

터키여행 2022 2022.04.22

[이스탄불] 아침 예배를 아야 소피아에서

밤에 비 오는 소리를 잘 들었습니다. 여전히 잠 못 이루는 긴 밤이었어요. 다행히 새벽녘에 비는 그쳤어요. 어제 아침의 좋은 기억이 있기에 오늘도 산책 삼아 아야 소피아로. 오늘 아침도 서늘한 공기가 반겨 줍니다. 아야 소피아 돔의 이슬람 장식물 달과 별은 최근 사원으로 변신하면서 달아 놓은 듯하죠. 번쩍번쩍합니다. 물론 금은 아니겠죠. 옛날 잘 나가던 오스만 제국 시절이야 혹여 모를까 요즘 같은 경제 폭망 시절에는 꿈도 못 꾸겠죠. 천년이 넘은 건물이라서 날씨가 오늘처럼 우중충하면 더욱 을씨년스럽군요. 연이어 이틀 동안 아침에 여기를 오는 사람이 우리 부부 말고 또 있었을까요? 날씨 탓인지 어제보다 사람이 더 적습니다. 정원에 서 있는 기둥. 화려한 머리 양식이 코린트 식입니다. 성경에 고린도로 나오는..

터키여행 2022 2022.04.21

[이스탄불] 오늘은 걸어 봅시다.

어제저녁 한참을 버티다 잔다고 했지만 목표로 한 9시까지는 도저히 버티질 못하겠습디다. 그래도 8시는 좀 넘겼어요. 말이 그렇지 여기 8시면 한국은 새벽 2시입니다. 그렇게 잠이 들었는데. 노력을 했든 안 했든 몸 안의 생체 시계는 정확합니다. 여기 시간 2시 반쯤 되니 몸에서는 난리가 났어요. 왜 안 일어나는 거야? 일어나아해. 일어나. 그러니 별 수 있나요. 일어나야죠. 그리곤 밤이 무척 길었습니다. 호텔 조식 시간은 8시부터이니 기다리다 지쳤어요 땡벌 노래가 저절로. 그러다 7시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용한 아침 시간에 아야 소피야에 참배를 하자. 나중에 보니 요즘 한 생각 중에서 제일 쓸만한 것이었네요. 오늘 아침 사진을 깜박해서 어제 것 재탕입니다. 아무튼 주인공은 하기야(성당)에서..

터키여행 2022 2022.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