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20 살이 81

[충주] 남산에서 만난 옻나무

옻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교목. 칠목(漆木)이라고도 한다. 극동 지방이 원산지로, 옻나무에서 나온 수액은 가구나 건축의 도료로 사용된다. 수액이 인체에 직접 접촉할 경우에는 옻독이 올라 두드러기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옻의 수액은 한방에서 약재로도 사용한다. 다음에서 옻나무를 검색하면 이렇다고 알려준다. 누구나 알지만 잘 알지 못하는 나무. 나도 이쪽에 지식이 짧으니 근래 옻나무 쓰임새는 그저 옻닭 재료로 쓰인다는 것만 알겠다. 또 여름이 막 끝나갈 무렵 옻나무가 제일 먼저 가을이 온다는 것을 알아채고 잎 색깔을 바꾼다는 것은 오랜 산행 경력으로 안다. 옻나무는 재빠르게 단풍으로 변하고 남들이 물들 무렵이면 잎사귀를 얼른 다 떨군다. 성질이 급한가 아님 추위에 약해 일찍 대비하는가? 충주 칠금동의 칠이 옻으로..

한국 2020 살이 2020.06.11

[충주] 남산에서 만난 때죽나무

때죽나무를 만났다. 쪽동백나무와는 비슷한 듯 하지만 잘 보면 다르다. 줄줄이 뭉쳐 있는 모습이 쪽동백이라면 때죽은 전체적으로 풍성하게 꽃이 달려 있다고 해야 하나? 어찌 되었든 둘 다 작은 종들이 매달려 있는 모습이어서 참 예쁘다. 때죽나무라는 이름은 어디서 나왔을까? 알아 봐야 알쓸신잡이지만 찾아 보자. 유래는 풍성하게 많았다. 물고기를 마취시켜 떼로 죽이는 나무여서 때죽나무란 이름이 유래했다고도 하고, 때를 빼주는 나무여서 때죽나무란 이름이 왔다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단다. 또는 꽃이 쪽동백나무와 비슷하다고 해서 쪽동백나무의 강원 방언인 ‘때쪽나무’로 불리던 것이 변한 이름이라고도 한다. 다른 유래로는 가을 즈음에 때죽나무에서 나오는 열매가 땅을 향하여 매달리는데, 그 수 많은 열매의 머리(종자껍질)가..

한국 2020 살이 2020.06.04

[충주] 왜 산에 가냐고 묻거든

산 속에 무엇이 있느냐 물으셨죠? 고개 위의 저 많은 흰 구름이죠. 저 혼자만 즐거워할 수 있을 뿐 그대에게 드릴 순 없답니다. 에서 옮김 山中何所有 嶺上多白雲 只可自怡悅 不堪持贈君 중국 남북조 시대 양(梁)나라 무제(武帝) 시절이다. 무제는 도홍경(陶弘景)이라는 사람이 몹시 탐이 났는데 도홍경은 그 당시 벼슬을 거부하고 산속에 있었다. 왜 산 속에 박혀 속세로 돌아 오지 아니 하는가 하고 무제는 묻는다. 그 물음에 도홍경이 답한 것이 위 글이다. 이 글을 읽고 어쩜 내 생각을 미리 말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갈수록 산이 더 좋아지니 어떡하누?

한국 2020 살이 2020.06.03

[충주] 남산에서 만난 산수국

남산성을 오르다 꽃나무 하나를 발견했다. 흰꽃이 제법 컸다. 산딸나무인가? 궁금하면 가까이 가 봐야지. 풀숲을 지나 식별이 가능한 거리가 되자 무슨 꽃인지 알게 되었다. 산수국. 산수국이었다. 꽃은 푸른 빛을 조금 띤 흰색이었다. 산수국은 토양의 상태에 따라 꽃의 색깔이 바뀐단다. 산성이면 푸른 색, 알카리성이면 붉은 색 그리고 중성이면 흰색. 이걸로 보면 산수국 아래의 흙은 약산성인듯. 이른 봄부터 피는 꽃들은 진노란색이나 분홍처럼 화려한 색이 많은 데 초여름에 산에서 피는 꽃들은 이렇게 겸손한 흰색이 많다. 초여름은 배경이 초록이라서 흰색만 해도 눈에 잘 띠어 그런가? 산수국에는 노린재 한 마리가 뭔지 제 할 일을 하고 있다.

한국 2020 살이 2020.06.03

[충주] 남산에서 만난 덜꿩나무

나무 이름에 꿩이란 말이 붙어있는 걸 보면 꿩과 무관하지는 않는 것 같다. 들에 사는 꿩들이 이 나무의 열매를 좋아해서 들꿩나무라고 불리다가 경상도식 발음으로 덜꿩나무로 바뀐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고. 가막살나무도 덜꿩나무와 비슷하다는데 잎을 보니 덜꿩나무가 맞다. 가막살은 까마귀쌀에서 그 이름이 나왔다는 속설도 있다능. 된소리를 못 하는 걸 보니 이도 그 동네 영향? 근데 왜 그 동네 영향 받은 게 표준어가 되었을까?

한국 2020 살이 2020.06.02

[충주] 공이교 조금 못 미친 곳

충주에서 단양 가는 길. 누구는 마의 곡선 커브 길이라 하고 누구는 최고의 드라이브 길이라 한다. 충주호가 생기면서 옛 길 일부는 호수 아래로 사라지기도 하고 산 속에 묻혀 버리기도 했다. 그리고 새로 생긴 길은 호수를 끼며 구불거리고 산 속을 누비며 구불거린다. 옛날 단양으로 출퇴근할 때는 더 구불거렸는데 집에서 나와 10분 후면 꼬불길이 시작되었다. 꼬불 꼬불 첫째 고개. 꼬불 꼬불 둘째 고개. 그러다 나오는 교량, 신당교. 또 꼬불거리다 공이교. 그리고 또 꼬불거리다 월악교. 월악산이 보이는 월악교부터는 조금 덜 구불거리긴 했는데 그래도 구불. 그게 벌써 몇 십 년전이다. 공이교 조금 못미쳐 길가에 휴식 공간이 생겼다. 툭 터진 충주호에 고집 센 남자의 콧대 같은 월악산이 보이는 곳. 봄에는 벗꽃이..

한국 2020 살이 2020.05.29

[충주] 초여름 흰 산꽃

못 찾겠다 꾀꼬리. 미세먼지 없는 화창한 날. 남산에 오르다 이름 모르는 꽃나무 네 종류를 보았다. 꽃이름 찾기 앱을 이용해 봐도 확율이 19% 정도 밖에 나오지 않고 찾아 준 꽃도 설명과 일치하지 않더라. 그 중 하나가 고광나무인데 많이 닮긴 했지만 확실하지는 않았다. 네 이름이 무엇인고? 네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너는 비로소 나에게 다가와 꽃이 되었다 하지 않았던가? 혹시 꽃나무 이름 아는 분 누구 없소? 초여름 산의 꽃나무 꽃들은 화려한 색은 그다지 없네요.

한국 2020 살이 2020.05.27

[충주] 초여름 꽃

다음 블로그 형식이 바뀌더니 참 그지 같아졌다. 글쓰기에서 수정 상태가 되면 사진이 제멋대로 순서가 바뀐다. 어떤 ㅂㅅ이 이걸 만들었는지. 유튜브로 다 옮겨가는 와중에 이러면 망하지 않을까? 배가 불렀나? 며칠 돌아 다니다 찍은 꽃들이다. 우선 산에서 만난 쪽동백나무꽃. 꽃이 참 예쁘다. 어렵게 이름을 찾았는데 때죽나무와 비슷하다고. 조경수로도 손색이 없을 듯. 다음은 가로수로 등장한 산딸나무. 꽃잎이 네 장 같지만 이 하얀 받침은 꽃잎이 아니란다. 포엽이라고 태국에 흔한 부겐베리아 꽃도 마찬가지이다. 산에서 만난 붓꽃. 왜 그 이름을 얻었나 했더니 봉우리 상태일 때 마치 붓을 닮았더라. 요즘 한창이다. 그리고 찔레꽃. 장미와 같은 종류라서 향이 아주 좋아 벌들이 많이 꼬인다. 찔레꽃은 이연실이라는 가수..

한국 2020 살이 2020.05.26

[서울] 거북골 유래

나는 동네 이름에 관심이 많다. 이 이름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아님 어디서 유래했을까? 요즘엔 이런 것에 대한 관심은 알쓸신잡이나 TMI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자기 존재에 대한 이해의 기본이 아닌가 싶다. 동네 이름은 원래는 순수한 우리말로 되어 있던 것이 언젠가 유식한 한자어(?)로 바뀌어 뜻 불명이나 이상한 해석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많았었다. 다행히 주소가 도로명으로 개편이 되면서 길 이름이 다시 본래 이름을 찾아가게 되어 다행이 아닌가 싶다. 아들이 올 봄에 서울로 이사하면서 살게 된 동네 주변 이름에 관심이 생겼다. 근처의 지명 모래내는 전에 그 동네에서 살아 본 적이 있어 새삼스럽지 않고 이름도 워낙 해석하기 쉬워 특별하지는 않았으나, 남북 가좌동, 증가, 증산에 거북골은 어디서 유래..

한국 2020 살이 2020.05.24